.

잡담/일상 2015. 1. 9. 03:44

 그는 지금까지 나의 우상이었고 존경했고 사랑하는 분이며 키워주신 분이다.

 하지만 마음이 흔들린다. 내가 알던 그 사람과 지금의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인 것만 같다. 잘 모르겠다. 

사람이란게 마음도 변할 수 있는 것이고 생각도 달라 질 수 있는 것이지만 자기 자식한테만은 동물도 지극한데.. 그런 태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 사람은 굉장히 논리적이고 객관적이고 세대에 비해 깨어있으며 진보적이다.

하지만 어떤이의 말처럼 아집[각주:1]이 보이는 것만 같다. 쉽게 말하자면 엘리트정신. 그도 사람들에게 동경받는 엘리트이며 상류층이니 말이다. 자신의 논리가 깨지는 것을 받아드리기 쉽지 않을것이다.

그는 자신의 입으로 오랫동안 말했다. 그의 어린시절 속 부모님을 보며 가부장적인 모습과 집안의 화목하지 않은 분위기를 싫어한다고. 결국 그는 우리들과 했었던 약속을 부수어 버렸다. 오히려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으며 자신의 논리를 부수고 있고 그가 좋아하던 객관적, 합리적 판단은 더 이상 찾기 힘든 것 같다. 그가 말하는 합리[각주:2].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건지 알 수가 없다. 흔히 말하는 위선자.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았다.

 부모의 이혼을 자식이 막을 권리는 없다고 하셨다. 그건 맞는 말이다. 두 사람의 일이다. 인정한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단지 둘에게 양육의 의무를 요청 할 수는 있어도 막을 권리는 없다. 하지만 한 가족으로서 일원으로서 합의과정에 참가 할 순 없을까..이야기를 좀 더 나누어보자는 자식의 요청을 차가운 목소리로 매몰차게 막아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둘 다 성인이며 독립체인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우리의 말에 그의 반응은 우리에겐 공포였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진심으로 그 사람이 두려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를 제외한 사람들도 다들 그의 새로운 모습 보며 놀랐고 이해하지 못하고 또한 그것에 크게 저항하지도 못했다. 난 아무것도 하지않은채 결과를 받아드리고 또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좀 더 연락을 했다. 결과적으로 별로 달라진건 없었다. 오히려 내가 그의 논리에 납득할뿐. 이미 두분이서 합의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또한 둘 다 도장을 남겼기에. 난 무기력했었다. 계속 생각을 해봤지만 바꿀 수 있는건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무기력을 느낄뿐 아니라 그의 생각이 더 궁금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인간 대 인간으로 그와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을까.. 

 이번일을 보며 느낀건 인간성의 상실. 두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사람들인가.. 회의감이 들었다. 

-이 글을 빌어 나의 인연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변명이며 핑계이지만 그 당시에 말로써는 차마 설명하기가 힘든 일이 었어요. 무슨일보다 최우선으로 하기로 1년이란 시간을 약속했는데 내가 먼저 깨버렸네요..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정말 미안해요..

  1.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 [본문으로]
  2. 1. 이론이나 이치에 합당함. 2. 논리적 원리나 법칙에 잘 부합함. 또는 그런 상태. [본문으로]

'잡담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배  (0) 2018.03.11
그냥 저냥 나의 군생활 +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1) 2018.01.11
나는 성장하는걸까?  (0) 2016.08.23
방정리  (0) 2015.01.01
시작.  (1) 2014.12.30

설정

트랙백

댓글